국민일보 2017년6월2일 영어칼럼

 

[라이언킴의 영어공부혼자하기] 단기완성의 노예인 기초영어회화 인강 수강생들

 

 

요즘 기초영어회화 광고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문구가 있다.

 

그건 바로 ‘숫자’이다.

 

3주, 한 달, 8주 그리고 9주만에 왕초보를 탈출해 말문이 트이고 자막 없이 미드를 시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교육비 지출 세계 1위, 하지만 영어구사능력 영어 공용어 국가 제외 27위. 이런 획기적인 프로그램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아직까지도 영어 회화를 못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씻지 못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제시한 기간에 대한 근거가 없다 

한 달 만에 영어 왕초보를 탈출하게 해준다는 웹사이트 그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그 한 달이라는 기간이

 

어떻게 추산되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파격적으로 8주만에 자막 없이 미드나 영화를 시청하게 만들어준다는 곳에서도 도대체 이 8주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어떤 근거 자료가 존재하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영어라고 하는 평생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헛된 유혹의 힘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2016년 한 해 위와 같은 ‘단기 완성의 꿈’을 판매한 영어 교육 사이트들은 소비한 수백억의 광고비 대비 평균 2배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성공 사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 업체 모두가 스스로 1위라고 칭하는 요즘, 업계 1위가 누구인지, 도대체 어떤 근거로 스스로를 1위라고 칭하는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매출이나 인지도로 봤을 때 상위권 영어 교육 사이트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이 사이트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A급의 유명 연예인이 광고 모델로 등장한다는 것과, 둘째, 성공사례자 영상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사이트는 10년 넘게 운영해오면서 단 1명의 성공 사례자 영어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것마저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나마 이 곳은 나은 편이다. 실제 수강생들의 영어 인터뷰 영상이 단 한 개도 올라와있지 않은 상위권 사이트도 다수 존재한다.

 

유명 연예인들에 정신이 팔려 수강생들이 이런 부분을 따져보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영어 인강 사이트는 학교 선생님이 아니다 

숫자는 그 자체로도 엄청난 신뢰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에게 있어 숫자란 입증과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절대적이고 명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을 목적으로 한 교육 업체에서 믿기 힘든 매력적인 숫자를 제시했을 때 우린 이것을 맹신할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들은 학창시절에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었던 학교 선생님들이 아니다.

 

수강생들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냉정한 영리 법인들이다.

 

스스로 이들을 의심하고 따져보지 않을 때, 그들은 1분, 10분, 30분과 같은 숫자로 또 다시 수강생들을 노릴 것이다. 

영어교육전문가 라이언 킴

 

↓ 2017년 6월 2일 국민일보 라이언킴의 영어칼럼 URL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513777&code=61172211&cp=nv